2025. 06. 26. (토) – 2025. 06. 28. (일)
상명대학교 천안캠퍼스 계당관 S109
2025. 07. 05. (토) – 2025. 07. 06. (일)
상명대학교 서울 대학로 상명아트홀 2관
작품소개
셰익스피어 <한여름 밤의 꿈>은 5막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엘리자베스 시대 희극 형식을 따르고 있다. 당시 영국은 가부장제와 계급 질서가 엄격한 사회로, 결혼은 개인의 선택이 아닌 가문 간의 계약이었고, 여성은 거의 선택권을 갖지 못했다.
작품 속 허미아는 아버지 이지우스의 뜻에 반해 사랑을 택하고 도망치며,
헬레나는 자존심을 버리고 사랑에 매달린다. 이는 당시 여성들이 처한 현실과 그 억압을 드러낸다. 하층민 직공들이 상류층 앞에서 어설픈 연극을 준비하는 모습은 계급 간의 간극을 풍자적으로 보여주며, 당나귀로 변한
보텀을 요정 여왕이 사랑하는 설정은 계급 전복의 유쾌한 상상력을 드러낸다.
숲이라는 환상적 공간은 법과 규율에서 벗어난 자유의 상징으로, 인간 감정의 본성을 드러내는 무대가 된다.
그러나 결국 마법은 풀리고 질서는 회복된다. 이는 현실의 틀을 벗어난 환상 속에서만 잠시 존재할 수 있는
자유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 한계를 인식하게 한다.
이 작품은 웃음과 판타지를 통해 당대 사회의 억압 구조를 비판적으로 비추며, 현실을 돌아보게 만드는 셰익스피어의 지적 통찰을 담고 있다.
무대
<한여름 밤의 꿈> 무대의 콘셉트는 쓰레기장을 중심으로 가져가고자 했다. 무대 가장 아랫단에 놓인 헌옷은 단순한 소품을 넘어, 극의 밝고 환상적인 분위기 뒤에 숨겨진 어두운 현실을 드러낸다. 지금은 쓸모없어진 옷이지만, 누군가의 마음처럼 한때는 목적과 의미가 있었고 시간이 지나며 쉽게 사그라져버리는 덧없음을 담고 있다.
무대공간을 직설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아테네 신전과 숲을 자연스럽게 넘나들 수 있도록 구성하는데 집중했다. 현실적인 제약과 작품의 의도를 어떻게 조화시킬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했고, 그 결과 공간을 적절히 활용함과 동시에 단과 기둥으로 자연스러운 공간 분할을 유도했다.
이번 무대의 가장 큰 과제는 학교 극장과 서울 극장 모두에 적합한 디자인을 해내는 것이었다.
각 극장의 특징을 파악하고 두 개의 극장에서 작품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구현해야 했다. 무대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단과 기둥의 배치를 조율하고 극장 구조에 맞춰 2단과 3단 무대에 변화를 주었다.
조명
<한여름 밤의 꿈>속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꿈과 현실을 구분 짓는 두 개의 공간이다. 작품은 두 개의 공간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이 공간들을 비추는 조명은 각 공간의 성격을 시각적으로 명확히 구분 짓는 동시에 이야기의 전환점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이번 작업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궁전과 숲’이라는 명확한 공간 대비를 효과적으로 보이는 것이었으며, 나아가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두 공간의 분위기나 정서, 질감까지도 빛을 통해 시각적으로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궁전은 엄격한 질서와 규율, 억압이 지배하고 있는 공간으로 설정되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더없이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이면에는 권위와 통제가 난무하는 모습에 주목했고, 따뜻한 듯 보이지만 입체감 없이 보다 평면적인 조명을 활용했다.
반면, 숲은 초록과 파랑, 주황 계열의 빛을 겹겹이 쌓아 입체감을 더했다.
젊은 남녀들을 현혹시키는 공간인 숲은 그들이 서로 얽히고설키는 혼란의 공간이자 동시에 그 속에 있는 인물들에게는 환상의 공간이기도 하다.
현실에서 한 발 멀어진 이들에게 일어나는 일을 보여주는 공간을 효과적으로 그려내고자 했다.
이와 같은 궁전과 숲, 현실과 꿈이라는 공간의 대비는 단순한 시각적 장치에 그치는 것이 아닌, 갈등의 원인과 과정, 그 해결까지도 담아내고 있다.
사랑하고 있음에도 사랑할 수 없고, 사랑하지 않음에도 사랑하고, 사랑할 수 없음에도 사랑하는 사람들. 눈 앞에 펼쳐진 이들의 사랑 이야기, 그 뒤에 있는 우리의 진짜 외침을 바라봐 주기 바란다.
음악
<한여름 밤의 꿈> 음악은 ‘부조화 속의 조화’를 찾는 여정이었다. 쓰레기장이라는 혼돈과 불규칙이 공존하는 무대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시도가 음악에도 반영되었다. 특히 ‘들리되 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감각. 존재하지만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사운드를 디자인하였다. 음악은 때로는 존재를 숨기고, 때로는 말보다 먼저 정서를 전달한다.
음악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먼저, 1·5막은 사건의 시작과 끝으로 인물들의 상황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한다. 2·3·4막은 인물들의 시그니처 사운드와, 장면의 고조를 연결해 주기 위한 역할을 한다. 1막에서는
소리보다 말이 먼저, 5막에서는 소리가 말보다 먼저 배치되었지만 결국은 말과 소리는 하나의 정서로 연결된다.
이 작품이 눈으로도 보고, 귀로도 보이길 바란다.
소리와 침묵, 균형과 불균형 사이에서 모두 깨어나길 바란다.
의상·분장
사랑에 빠지면 마치 여름과 같은 온도를 느끼며 체온이 후끈 달아오르는것을 느낀다. 그럼 우린 지퍼를 내리고 소매를 걷고 꽁꽁 감싸두었던 몸과 마음을 드러낸다. 사랑과 여름은 원래의 모습에서 벗어나게 하고, 마치 자유로워진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우리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인물의 의상에서 그들의 상태가 나타난다. 숲으로 간 이들은 자연에서 얻어낼 수 없는 옷을 입고 있다. 모순되게도, 폴리에스터의 재질이 만드는 소리는 나뭇잎을 밟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또한 숲에서 돌아온 바보들의 어리석음은 어떠한 오브제들로 상징되어 그려진다. 이 부분에 집중한다면, 분명 의미를 찾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요전들은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이미지와는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요정이 아니라 악마나 악동 같기도 하고, 평화로운 요정 왕국과는 거리가 먼 그들의 이야기는 옷을 검정으로 물들이게 했다. 이로 인해 그들의 외형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한여름 밤의 꿈’ 속 요정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의상 디자인의 포인트는 ‘레이어드 룩’이다. 유연성과 실루엣이라는 특징을 가지며 인체는 그 속에서 보일 듯 말 듯한 상태의 생동감을 지니게 하였다. 또한 ‘톤온톤’을 고려하여 인물의 역할과 성격, 특징의 톤을 조정하여 조합하였다.
분장 디자인의 특징은 ‘치크’에 있다. 배역의 특징을 넘어 상태를 나타내기 위해 노력하였다. 상기된 얼굴에서는 다채로운 감정이 느껴진다. 그런데 볼이 발그레한 이들의 모습은 과연 연극 속의 인물뿐일까?


